Monday, September 19, 2011

마카오카지노 세상 변신한

【싱가포르·마카오=강문순기자】 '도덕국가' 싱가포르에 카지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바다를 메워 만든 복합리조트 내에 최근 2개월 새 세계 최고 수준의 카지노 2곳이 문을 열었다. 벌써부터 싱가포르 현지인은 물론이고 중국, 인도네시아 등 인근 국가 부유층들의 카지노 관광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지는 중국의 카지노 고객들이 마카오보다 여행 허가를 받기가 훨씬 수월한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로 사행산업을 금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자카르타에서 항공편으로 1시간반 거리에 있는 싱가포르의 카지노를 찾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싱가포르 두달새 카지노 2곳 개장
 지난달 27일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복합리조트 내에 있는 카지노가 문을 열었다.
 총 4개층에 설치된 600여개의 테이블 게임과 1500여개의 슬롯머신. 1, 2층은 일반 객장이고 3, 4층은 VIP룸이 있다. 카지노가 일반적으로 그렇지만 이곳도 VIP룸에서 전체 수입의 70%가 들어온다고 한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40m 높이의 천장에 매달린 6.4m 길이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샹들리에. 13만2000개의 크리스털이 장식된 샹들리에의 무게는 7.1t에 달한다. 장식에 들어간 발광다이오드(LED)는 한국에서 주문 제작됐다고 한다.
 카지노는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건물로 짓는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앞 3개의 돔 건물 중간에 있다.
 리조트가 오는 6월 그랜드 오픈하기에 앞서 카지노가 미리 개장했다.
 비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싱가포르는 현재 면적의 10분의 1이 매립지다. 매립은 진행형이다. 이 리조트도 매립지 위에 만들어졌다.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로부터 모래를 사들여 바다를 메웠다. 리조트에는 2560개의 객실을 보유한 타워호텔 3개동과 1만1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하거나 6600여명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회장을 포함해 첨단 공연장과 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특히 타워호텔 3개동을 연결하는 상부의 '스카이 파크(Sky Park)'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지상 200m 높이에 조성된 스카이파크는 면적이 축구장 3개 넓이와 맞먹는 1만2400㎡다. A380 점보여객기 4.5대를 세울 수 있는 이 공간에는 수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망대와 150m 길이의 야외 수영장,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선다.
 카지노는 11만9000㎡(3만6000평) 면적의 마리나베이샌즈 복합리조트에서 3%의 공간을 차지한다. 싱가포르 정부가 카지노 시설의 면적을 5% 이내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지노가 리조트 전체 매출 중 최대 80%까지 벌어들일 것으로 관계자는 예상했다.
 이 리조트는 세계 최대의 카지노 건설업체 또는 복합리조트 건설업체라 불리는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이 미화 55억달러를 투자했다.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셸든 아델슨은 마리나베이샌즈 카지노의 한 해 매출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5년여만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밸 추아 리조트 홍보담당 매니저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 리조트는 문을 연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싱가포르 현지인부터 업무차 들른 비즈니스 고객, 인근 동남아 여행객, 중국 관광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싱가포르에는 지난 2월 휴양지인 센토사섬에도 카지노가 개장했다. 물론 복합리조트 내에 있는 카지노다.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가 비즈니스 방문객을 타깃으로 한다면 센토사 리조트는 테마파크 등을 갖춰 가족 방문객을 마케팅 대상으로 한다.
 말레이시아 겐팅그룹이 개발한 이 리조트는 34만7000㎡(10만5000평) 규모로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보다 3배나 크다. 이 리조트가 위치한 센토사섬 역시 일부분이 매립지다.
 카지노 면적은 전체의 5%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생태공원과 동남아시아 최초의 유니버셜스튜디오, 4개의 고급 호텔, 26개의 연회장 등 전체 리조트 시설은 2012년께나 완공될 예정이다.
 ■종로구 면적 크기 마카오 관광객 4000만명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마카오에는 33개의 카지노가 있다. 지역의 카지노 재벌인 SJM이 20개를 소유하고 있고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이 3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이 세운 베네치안리조트의 카지노와 샌즈카지노가 마카오 전체 카지노 매출의 23%를 차지한다. 베네치안 카지노는 단층 면적이 5만1000㎡(1만5400평)로 세계 최대 규모다. 쇼핑, 컨벤션, 공연장, 호텔, 면세점 등도 두루 갖추고 있다.
 연간 4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지난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면적이 서울 종로구 면적보다 약간 큰 마카오의 인구는 제주도보다 많은 56만명으로 역시 바다를 활용하고 있다.
 베네치안리조트는 콜로안섬과 타이파섬 사이를 메운 매립지 코타이스트립에 자리잡고 있고 샌즈 카지노도 마카오 반도에서 바다를 매립한 지역에 있다.
 ■싱가포르 신성장동력 카지노?
 그러면 왜 싱가포르는 카지노를 선택했을까.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이어 2001년 미국의 정보기술(IT)산업 침체 등에 경제가 잇단 타격을 입으면서 싱가포르 정부는 카지노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1998년 아시아·태평양 관광시장의 점유율이 8%에서 2002년 6%로 떨어지고 관광객 평균 체류 일수도 4일에서 3일로 줄어 카지노 개장을 부추겼다. 반세기만에 도덕국가라는 명분보다 외화 획득이라는 실리를 추구하게 만든 것이다. 결국 싱가포르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국제회의, 인센티브관광, 컨벤션, 전시 등의 복합적인 부가가치 산업인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를 선택했다.
 싱가포르의 림 홍키앙 무역·산업장관은 "2개 카지노가 본격 가동되면 관광수입 증대와 고용창출을 통해 최대 1%의 국내총생산 상승효과(약 25억달러)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카지노를 앞세운 MICE 산업을 점차 확대해 2015년에는 17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 카지노업계는 카지노야말로 '무공해 관광산업'이라고 정의한다. 또 수입에서 외화가 차지하는 비율인 외화가득률이 94%에 달하는 외화벌이의 최고 수단이라고 자부한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카지노 외래객 1명 유치가 반도체 76개 또는 컬러TV 4대를 수출한 것과 동일하고 11명을 유치하면 승용차 1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외래 관광객에게 게임장소와 오락시설을 제공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체류 기간 연장과 소비 지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지노가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의 관광객 평균 체류일수가 2일이나 차이가 나는 현상을 싱가포르가 조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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